맨체스터 사는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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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생활

영국회사 이야기 + 이직하며 있었던 이야기 + 이런저런 이야기

aaamy91 2021. 11. 5. 08:48

회사 근처 산책로의 소들

드디어 6개월의 Probation Period(수습기간) 가 지나고 정직원이 되었습니다.

수습기간 끝나고 원래는 바로 Performance review 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매니저나 저나 너무 바빠서 이번주 내로 시간 될 때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회사에 대해서 써 볼까 하다가도, 혹시나 수습기간 동안에 짤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간접적으로만 언급 하고 말았는데, 이제 수습기간은 지났으니 안심하고 영국의 직장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처음엔 지금 다니는 회사에 대해서만 적어볼까 했는데 수습기간이 끝나긴 했으나 이제 겨우 6개월 밖에 안되기도 했고, 적는 동안 그 동안 있었던 직장관련 여러 일들이 생각나서 현재 회사 이야기 + 전 회사 이야기 + 이직하며 있었던 이야기 등등을 한번에 쭉 적어볼까 합니다.

당연히 영국에는 수많은 회사가 있고 회사마다 문화가 다르니 그냥 참고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수습 기간

우선 영국 회사들의 일반적인 수습기간은 보통 3개월 또는 6개월 인 것 같습니다. 구글에 검색해 보면 3개월이 보통이라는데 지금까지 제가 다녔던 회사와 주변 사람들은 거의 6개월 이었습니다. 처음엔 무슨 수습기간이 6개월이나 하나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습니다.

수습기간 동안 연봉산정 방식도 한국과 약간 다릅니다.

한국은 연봉을 얼마로 정해 놓고 수습기간에는 그 연봉의 70% 정도를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영국은 우선 연봉을 얼마로 정해 놓고, 수습 기간이 끝나면 performance review 후에 연봉을 조정합니다.

이 방식도 회사마다 다른데,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수습기간이 끝나면 현재 연봉에서 얼마를 올린다] 라고 연봉 인상이 보장되어 있었고,

전 회사는 [수습기간 후 Performance review 후에 연봉 조정됨 (상향이 보장 되어 있지 않음)] 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그래도 수습기간 후에 연봉이 오르긴 했습니다.

2. 이직을 준비할 땐 조심히 준비 하셔야겠습니다.

첫 번째 회사가 런던에 있어서 맨체스터로 이동하고자 여러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고 지원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매니저에게 전화가 와서는 저에게 이직을 준비하냐고 물어봤습니다. 내막을 알고 보니 매니저와 친분이 있던 어떤 리크루터가 제가 구직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매니저에게 전화하여 "니네 직원 나가는거 같은데 새 직원 구해줄까?" 라고 하여 제가 이직하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3. 사장이 한국인????? 흠..

지금 일 하고 있는 회사는 영국에서는 두 번째 회사이지만 개발자로서는 첫 번째 회사 입니다.

첫 번째는 런던 근처에 있는 한국인이 사장인 회사에서 컴퓨터 관련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여기서 일 하며 느낀점을 짧게 얘기 하자면, 어딘가는 분명 좋은 한국인 사장님이 계시겠지만, 웬만하면 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될 까봐 자세한 이야기를 적지는 못하겠지만, 처음엔 굉장히 잘 해주시고 좋았으나 퇴사날에는 그런식으로 대할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처음 영국에 와서 고생하고 있을 때 좋은 기회를 줘서 항상 감사하고 있었는데 그 감사함이 정말 싹 사라졌었습니다.

4. 지금 다니는 회사 이야기

현재 다니는 회사는 이 전에 다니던 영국회사나 한국에서 다니던 회사와 비교해도 워라밸이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계약서 상에는 9~17:15 (점심시간 45분, 따라서 주 37.5 시간) 으로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Core hour 가 9:30~15:30 로 9시 30분 까지만 출근 하면 됩니다.

또한 Core hour 가 15:30 끝나기 때문에 매니저 같은 경우는 교통 체증을 피하려고 아예 오전 7시에 출근해서 15:30 분에 퇴근합니다.

저의 경우는 재택근무를 할 때는 그냥 여유롭게 한 시간의 점심시간을 가져서 9~17:30 까지 근무를 하는 편이고

사무실에서 일 한다면 9~16:30 (점심 먹으면서 일 함) 정도로 해서 빨리 퇴근하는 편입니다. 사무실에 마지막으로 남는 사람이 사무실 보안 설정하고 가야 하는데 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4시 30분 쯤 되면 이미 회사에 한 두 명 밖에 안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영국인들이 주를 이루는 회사라 그런지 직원들을 굉장히 신뢰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던 회사는 근무시간에 아주 민감해서 9시 1초에 출근해도 왜 지각했는지 사유서를 썼어야 했고, 중간에 커피마시러 10분 정도 외출하면 6시 10분에 퇴근했어야 했습니다.

전에 다니던 영국회사는 따로 페널티는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지각했다면 기록은 되었고, 재택근무를 할 때도 9시 전 까지 메신저에 출근했다고 채팅을 쳐야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회사도 당연히 기록 같은게 있을 줄 알고 첫 출근 날 출퇴근 기록은 어디서 하냐고 물어봤는데 매니저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성인이다. 알아서 잘 할것이라 믿는다."

이제 정직원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더 많은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